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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으로 뜬 쿠팡, 로켓배송에 발목 잡히나?
기사입력| 2015-07-03 09:19:19
'로켓배송'으로 '로켓 성장'한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이 최근 바로 로켓배송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양상이다. 티몬, 위메프와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였던 쿠팡이 지난해부터 로켓배송을 바탕으로 소셜커머스 1위 사업자로 완벽하게 올라섰다. 쿠팡은 2위 사업자와 매출이 2배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눈에 띄는 성장으로 소셜커머스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직접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투자를 유치 받는 데 성공하면서 쿠팡의 질주는 더욱 거침없어 보인다. 손정의 회장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쿠팡의 로켓배송 때문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로 쿠팡에게 로켓배송은 사업의 핵심이다. 그런데 최근 로켓배송에 대한 지속적인 불법 논란과 과도하게 늘어난 물류를 감당하지 못하는 쿠팡 역량, 소비자불만으로 로켓배송이 흔들리고 있다. 이는 곧 쿠팡을 흔드는 부메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토부, 반품비용 5000원 해석에 따라 불법 여부 결정
쿠팡의 로켓배송은 상품을 택배회사에 맡기지 않고 쿠팡의 배송직원 쿠팡맨이 직접 배달을 하는 서비스다. 로켓배송 이름처럼 주문 후 24시간 안에 빠르게 배송을 해주는 것을 골자로 일반 택배를 사용할 때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송지연, 불친절 등의 불만들을 현저하게 낮춘 서비스다. 실제로 쿠팡은 기저귀, 물티슈, 분유 등 주부들이 급하게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로켓배송의 주력으로 내세워 주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젊은 쿠팡맨들이 친절하게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것은 물론 확인문자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펼쳐, 로켓배송에 대한 주부 고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를 바탕으로 엄청난 매출 성장을 일궜고 경쟁사인 티몬, 위메프와의 소셜커머스 순위 논쟁을 단숨에 종식시켰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로켓배송은 택배업체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 택배업체들이 회원사인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쿠팡 로켓배송 거점 21개소 지역 지자체에 '쿠팡의 자가용 화물자동차 유상운송 행위 처분 요청'을 한 상태이고, 이와 별도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관할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쿠팡이 사용하는 트럭이 영업용(노란색 번호판)이 아니고 회사 명의의 자가용 화물차(하얀색 번호판)이고 9800원 미만 고객에겐 2500원의 배송비를 받는 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후 쿠팡이 국토부 의견에 따라 9800원 이상 상품에 대해서만 로켓배송 무료 서비스로 전환해 불법 논란은 일단 수그러들었다.
그런데 최근 쿠팡이 고객에게 반품 비용 5000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택배업체들은 쿠팡의 반품비용 5000원은 사실적인 배송비이고, 유료 배송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제품 판매 때는 무료 배송 서비스이지만, 고객의 단순변심에 따른 반품에 대해서만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운영비로 5000원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반품비용 5000원은 쿠팡 측의 포장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 것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반품비용 5000원에 대한 해석에 따라 쿠팡의 운수사업법 위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반품비용을 유료배송으로 해석하면 자가용 차량으로 반송을 받는 것 역시 불법이 된다. 실제로 택배업계에서는 완충재, 박스비 등을 포함해 포장비용을 많으면 1000원 정도로 판단한다. 쿠팡의 주장대로 계산해도, 포장비 1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일종의 배송비라는게 택배업체들의 주장이다.
또 문제는 쿠팡의 반송비용 5000원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물건을 돌려주는 반품비용은 2500원이다. 물건을 돌려주고 다시 받는 교환일 경우에 5000원을 배송비용으로 받는다. 그런데 쿠팡은 반품비용으로만으로 5000원을 받고 있다. 결국 반품 소비자들에게는 최초 무료였던 로켓배송의 배송비까지 포함해 5000원을 반품비용으로 받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향후 국토부가 쿠팡의 반품비용 5000원의 원가 분석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쿠팡의 운수사업법 불법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순항하듯 보였던 로켓배송이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로켓배송 인기, 오히려 물량 감당 못하는 '부메랑'으로
쿠팡은 현재 1100여명의 쿠팡맨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로켓배송을 위한 배송 직원들이다. 쿠팡맨의 배송을 돕기 위해 구입한 1t 트럭은 1000대가 넘었고, 계속해서 트럭을 구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 안에 웬만한 택배회사보다 많은 배송 인력과 트럭이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쿠팡맨 조직만 보면 마치 거대한 택배회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조직을 활용해 쿠팡은 주문 후 24시간 배송이란 획기적인 서비스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그런데 최근 쿠팡의 높은 인기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있다. 초기 유아용품에 집중됐던 로켓배송 서비스가 지금은 점차 다양한 상품군으로 발을 넓혀, 다양한 제품들을 로켓배송으로 배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많아진 주문량과 제품들 때문에 이름은 로켓배송인데, 로켓배송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1100여명의 쿠팡맨이 감당할 수 있는 배달량을 넘어서는 주문으로 배송 지연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5월부터 6월 사이에 주문량이 폭증해 로켓배송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2, 3일 씩 배송이 늦어지는 일이 빈번해졌고, 밤 늦게에 배송되는 일도 잦아졌다. 로켓배송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기 시작한 셈이다.
심지어, 배송직원인 쿠팡맨이 아닌 쿠팡의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배송을 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가용을 보유한 직원들에게 평일 5만원, 주말 10만원의 수당을 주고 쿠팡맨을 대신해 배송을 시킬 정도였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지역에 따라 주문량에 따라 로켓배송 서비스가 조금 지연된 거 같다. 현재 그런 부분 때문에 쿠팡맨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매주 인원도 늘리고 트럭도 구입하고 있다. 채용한다고 바로 배송에 투입하는 게 아니라 교육을 하고 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7~8월 중에는 1900명 정도까지 쿠팡맨 채용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벤트 형식으로 쿠팡맨 외의 직원들이 직접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한 적이 있다. 이벤트 요소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로켓배송으로 성장하고 있는 쿠팡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주문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배송직원인 쿠팡맨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독특한 구조다. 로켓배송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쿠팡맨과 트럭이 필요하고, 서비스 교육에 비용이 투자돼야 하는 셈이다. 쿠팡의 핵심이자 자랑인 로켓배송이 자칫하면 쿠팡에게 올가미로 작용하진 않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
게다가 최근 쿠팡의 특별한 서비스였던 로켓배송이 퇴색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에 대한 배송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일부 품목에 한해 2시간 내 배송을 선보이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 역시 빠른 배송 서비스 강화로 로켓배송과 경쟁을 시작했다. 결국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택배업체들 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들과도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