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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차린 롯데홈쇼핑, 화장품 샘플을 정품인양 방송하다 '딱 걸려'

기사입력| 2015-07-01 13:50:48

'아직 정신 못 차렸나.'

지난 10월 협력사와 고객의 불만을 투명하게 해결한다며 경영투명성위원회까지 만드는 등 추락한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롯데홈쇼핑이 거짓 과장 방송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납품업체에 뒷돈을 요구한 일 등이 알려지면서 '갑(甲)질' 논란에 휩싸이더니, 이번엔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과장 방송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그럼에도 롯데홈쇼핑은 이후 사과방송을 미적거리는 등 성의 없는 자세를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화장품 샘플을 정품처럼 거짓 과장 광고

공정위는 지난 6월 24일 거짓 과장 광고 행위가 드러난 롯데홈쇼핑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2014년 11월 TV홈쇼핑 방송에서 주름살 개선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40만원 상당의 세럼과 크림 아이크림 3종 정품을 두 세트나 얹어준다고 광고했다. 본품 가격이 13만 5000원인데, 무려 80만 원어치 화장품을 추가구성품으로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누가 봐도 '혹'할 수밖에 없는 화려한 사은품에 소비자들은 눈길을 빼앗겼고, 앞 다퉈 지갑을 열었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70여분에 달하는 방송 1회에 약 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송과 달리 실제 소비자가 받아본 추가구성품 3종은 정품 대비 용량이 12.5∼16.0%에 불과한 샘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홈쇼핑은 TV 방송 과정에서 실제 정품으로 시연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줘 소비자가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크림 샘플의 경우 용량이 8㎖에 불과하지만, 정품보다 더 크게 보이도록 이미지를 확대 왜곡해 방송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더욱이 롯데홈쇼핑은 정확한 제품 구성과 용량은 방송시간 맨 앞부분과 뒷부분에 각각 1초씩만 알리고, 사은품의 용량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롯데홈쇼핑은 "방송하는 내내 샘플을 정품으로 속였다기보다는, 추가구성품을 소개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쇼호스트가 해당 제품이 고급라인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정품으로 하면 40만원 상당'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듯하다"며 "일부러 소비자들을 속이려했던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공정위의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후 대책으로, 해당 제품을 이미 구매한 소비자 중 이번 공정위 발표를 접하고 문의를 해온 20여명에게는 환불을 해주기로 했다.

▶사과 방송 뭉그적거리다가 부정적인 여론 돌자 실시?

그러나 이번 사안과 관련해 홈페이지 고지 등 별도의 안내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 한 소비자는 "(공정위 발표 이후) 며칠이 지나도록 (롯데홈쇼핑이 방송을 통해) 가타부타 해명이나 공식적인 사과가 없어 이 회사에서 파는 제품이 신뢰가 안 가게 된다"고 꼬집었다.

롯데홈쇼핑은 뒤늦게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했는지, 6월 30일에야 "사과방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방송의 사례에서처럼 우발적인 실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방송 중에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전담자를 배치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후약방문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지 소비자들의 시선을 싸늘하지만, "앞으로 롯데홈쇼핑은 유통 채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정확한 상품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도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가겠다"는 말이 더 이상 공염불이 되어선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 이번 사안과 관련, 공정위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TV홈쇼핑 사업자의 기만적이고 부당한 소비자 유인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며 "이러한 법 위반 행위가 반복되면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