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기업 절반 조세회피처에 237개 역외법인…SK그룹 최다
기사입력| 2015-06-25 15:54:47
국내 대기업그룹 절반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지목한 케이만군도·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Tax Haven)에 역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 발생소득의 15% 이하인 국가 또는 지역을 말한다. 기업으로서는 절세나 탈세 등이 가능하지만 각국 정부로선 엄청난 규모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 하지만 조세회피처에 있는 법인이라고 해서 모두 탈세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이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곳들도 많기 때문이다.
25일 재벌닷컴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상호출자제한 61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역외법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33개 대기업그룹이 조세회피처에 237개 역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3개 그룹의 전체 역외법인 3155개사의 7.5%에 해당한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가장 많은 69개사로, SK그룹 전체 역외법인 284개사의 24.3%에 달했다. SK그룹 내 역외법인 네 곳 중 한 곳이 조세회피처에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은 각각 38개사, 20개사로 파악돼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CJ그룹(12개사), 이랜드그룹(10개사), 현대중공업그룹(8개사) 등의 순이었다. 한화·현대·효성 등 3개 그룹은 각 7개씩의 역외법인을 두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홍콩 4개사와 바베이도스 1개사 등 5개사, 한국가스공사도 마셜군도 4개사와 버뮤다 1개사 등 5개사의 역외법인을 각각 조세회피처 국가에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LG그룹, 한진그룹, 미래에셋그룹 등은 각각 4개사,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코오롱그룹 등은 3개씩의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에 뒀다. GS그룹, NH농협그룹, 두산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대림그룹, 동부그룹, OCI그룹, 동국제강그룹, 한진중공업그룹, KT&G, 세아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은 2개씩이다. LS그룹, 대우조선해양그룹, 하이트진로그룹, 한솔그룹 등은 1개씩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을 두고 있다.
한편, 국내 33개 그룹이 운영 중인 조세회피처 내 법인은 홍콩이 140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케이만군도(49개사), 파나마(19개사), 버진아일랜드(14개사), 마셜군도(6개사), 버뮤다(4개사), 모리셔스(3개사), 바베이도스(2개사) 등이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