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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호텔신라, 면세점 독과점 논란

기사입력| 2015-06-22 14:56:51
정부의 신규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롯데와 호텔신라가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국회 등의 문제제기를 토대로 면세점 신청기업의 독과점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는 조사결과를 관세청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면세점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신규 면세점 서울 3곳(대기업 2곳·중소기업 1곳), 제주 1곳(중소기업 1곳) 등 총 4곳의 운영권 입찰에 기업 24곳이 신청한 가운데 면세점 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롯데와 호텔신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독과점 논란으로 롯데와 호텔신라가 타격을 입게 될 경우 대기업 몫 서울 신규 면세점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현대DF(현대백화점그룹),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7곳이 대기업 몫의 서울 면세점 입찰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롯데-60.5%, 신라-26.5% 점유

이번 독과점 논란의 핵심은 롯데와 호텔신라의 면세점 시장 지배가 지나치다는 점이다. 실제 작년 매출규모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4조3502억원(45.4%), 신라면세점 1조1521억원(26.5%), 롯데면세점 잠실점 4820억원(11.1%), 동화면세점 2919억원(6.7%), 워커힐면세점 2747억원(6.3%),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1732억원(4.0%) 등이다. 롯데(3곳)와 신라가 각각 60.5%, 26.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동화면세점의 지분도 19.9%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면세점 업계에선 15년 만에 나온 서울 신규 면세점 2곳을 기존의 지배적 사업자들이 차지하면 독과점 지배체제가 더 강화돼 신규 업체의 진입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독과점론을 의식해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법인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조사로 인해 타격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호텔신라와 롯데는 감독기관인 공정위의 독과점 조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업은 여러 업체가 진입했다가 일부는 도태됐고 일부는 생존한 것을 두고 독과점 운운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게 호텔신라와 롯데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은 차치하고라도 연말에 소공점 등에 대한 재입찰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말을 더욱 아끼고 있다. 자칫 독과점 논란 수렁에 빠져들 경우 주력인 소공점 '사수'마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세청은 지난 1일 입찰서를 낸 총 24곳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입찰 자격 여부를 검토한데 이어 현장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민간전문가와 관계부처 공무원이 공동 참여하는 심사위원회를 꾸려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초순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적의 면세점 장소는 어디?

면세점업계는 정부가 신규 면세점 개설 취지에 맞게 최적 수요지를 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곳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명동과 동대문, 용산, 여의도, 강남을 입점 후보지로 내건 각 기업은 나름의 최적 수요지론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1호점을 통째로 면세점 후보지로 내건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명동타운'을 강조하고 있다. 남대문 시장 부근에 신세계면세점을 내면 기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시너지를 명동 전체가 면세타운이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SK네트웍스와 롯데는 외국인 개별관광객의 명소가 된 동대문의 부활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동대문 케레스타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지역발전을 위한 투자계획과 상생방안을 구체화해 동대문을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냈다.

또 강남구 삼성동 소재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600만명으로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53%에 달했다면서 이를 감안한 신규 면세점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3곳·카지노·코엑스몰·백화점 등 각종 인프라에 성형외과·피부과 병원이 밀집한 의료관광 여건, 도심공항터미널 등을 갖춘 강남이야말로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운영할 적격지라는 것이다.

HDC신라는 전자상가와 연계한 용산 아이파크몰 면세점은 용산 지역 경제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화는 황금색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여의도 부흥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명동과 동대문을 후보지로 정한 기업들로선 관광버스 주차난으로 인한 교통 혼잡이 풀어야 할 과제다.

신세계그룹 등은 단체 관광객 중심 면세점 운영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적의 구매력 높은 개별 관광객 수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도 차량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관광버스 주차장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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