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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16개 상장사, 외국인 지분이 총수 우호지분 추월

기사입력| 2015-06-07 14:19:59
10대 그룹 상장사 5곳 중 1곳은 외국인 보유 지분이 총수 일가족과 계열사 등 우호 지분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그룹의 경우 지배구조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는 핵심계열사의 외국인 지분이 총수 우호지분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경영권 승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컸다.

7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규모 상위 10대 그룹 소속 96개 상장사의 지분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일 현재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총수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보통주 기준)을 웃도는 기업이 전체의 17% 수준인 16개사에 달했다.

그룹별로 보면 외국인이 총수와 계열사 등 관계인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삼성그룹이 18개 상장사 중 33%인 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11개사 중 3곳, LG그룹이 12개사 중 3곳, SK그룹이 18개사 중 3곳, GS그룹이 8개사 중 1곳 등이었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총수와 계열사 등 우호지분율을 웃도는 재벌그룹 계열사는 그룹 지배구조나 사업구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곳이 많았다.

우선 삼성그룹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일가족과 계열사 등 총수 우호지분이 29.57%이지만 외국인 보유 지분은 51.82%에 달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앞두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에 부딪힌 삼성물산도 총수와 계열사 등 우호지분이 19.63%로 외국인 보유 지분(33.08%)을 크게 밑돌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삼성SDI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29.25%로 계열사 등 우호지분보다 8.75% 포인트 높았다. 이에따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계획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도 외국인 보유 지분이 39.09%로, 계열사 등 우호 지분 18.53%의 2배가 넘는다.

삼성화재도 외국인 보유 지분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37%를 기록해, 총수와 우호 지분 30.94%보다 무려 20% 포인트 가량 많다.

현대차 그룹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핵심 계열사 3곳은 총수와 우호 지분보다 외국인 지분이 많아 언제든 경영권 위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회장 일가족과 계열사 등 우호 지분이 32.02%인데 반해 외국인 지분은 50.16%에 달한다. 현대차도 외국인 지분이 44.44%로 총수와 우호지분보다 12.48% 포인트 많다.

기아차는 총수와 우호지분이 36.71%로 3개사 중 가장 높은 편이지만, 외국인 지분은 38.44%로 더 많다.

SK그룹은 소버린 사태 등을 거쳐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추진해 그룹 전체 경영권은 안정됐지만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3개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보유 지분이 53.29%로 그룹 측 우호 지분(21.09%)의 2배를 넘고,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도 44.55%로 우호 지분(37.37%)보다 훨씬 많다.

LG그룹은 LG화학과 LG상사, 실리콘웍스 등 3개사의 외국인 지분이 총수 및 우호지분보다 많은 상황이다.

GS그룹의 계열사인 GS홈쇼핑도 외국인 지분율이 총수 및 우호지분보다 5% 포인트가량 높은 40.1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 대해 재벌닷컴은 "총수 및 우호 지분율이 50%를 넘어 지배구조가 안정된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낮았으며, 외국인들은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량회사를 먹잇감으로 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그룹의 금융지주회사 격인 삼성생명은 총수와 우호지분이 52.51%에 달하는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17.69%에 그쳤다.

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제일모직도 총수 일가족과 우호지분이 66.31%인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3.2%에 불과했다.

이밖에 SK와 롯데쇼핑, 두산 등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은 총수 일가족 및 우호지분이 50%를 넘고 외국인 지분율은 10∼20%에 불과한 수준이며 GS와 대한항공, 한화 등도 우호지분이 절반 수준에 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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