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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포석
기사입력| 2015-05-26 15:29:13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최근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룹 내 주력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재용 부회장, 합병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는 9월 1일 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재계와 증권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량은 지난해 기준 0.57%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율은 23.23%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4%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는 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 16.5%로 바뀌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도 합병 전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5.5%로 바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면 이 부회장은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에 취임,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지배력도 높였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7.6%를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그동안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이었지만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 신수종 사업 통해 경영 능력 극대화
이 부회장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외에도 경영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새로운 평가의 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부문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 향후 바이오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합계는 51%를 넘는다.
삼성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 바이오, 의료기기를 정하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2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자동차 전지와 바이오·의료가 중점 과제로 내세웠고 이 부회장이 선봉장에서 사업을 이끌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 꼬리표를 불식 시킬 수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일례로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제일모직과 합병에 대해 "패션,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회사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료 등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건설·패션 등 사업별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사업 경쟁력과 해외영업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삼성물산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사업 정체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