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CJ오쇼핑, 국내 유통업계 최초 멕시코 시장 진출
기사입력| 2015-05-26 10:54:18
CJ오쇼핑은 중남미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텔레비사(Televisa)' 그룹과 50:50 비율로 자본금 총 2천3백만 달러를 출자해 멕시코에 TV홈쇼핑 사업을 위한 합자법인 '텔레비사 CJ그랜드(Televisa CJ Grand)'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CJ오쇼핑은 한국 유통업체 최초로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CJ오쇼핑의 현지 채널 명은 'CJ그랜드쇼핑(CJ Grand Shopping)'이다. 'CJ그랜드쇼핑'은 멕시코 최초의 TV홈쇼핑 전용 채널로, 오는 6월 말부터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을 통해 멕시코 전체 1,600만 유료방송 시청가구 중 약 70%인 1,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전용 채널 송출을 시작하게 된다. CJ오쇼핑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글로벌 상품 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C의 멕시코 현지법인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 중소기업 제품 20여 개 품목을 개국 첫 방송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CJ오쇼핑과 텔레비사 양 사는 각자의 역할을 구분해 CJ오쇼핑은 홈쇼핑 운영을, 텔레비사는 현지 마케팅 및 홍보, 채널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CJ오쇼핑은 멕시코가 CJ오쇼핑의 미래 전략상 중요한 지역임을 감안해 글로벌 사업에 실무 경험이 탄탄한 김영근 상무를 법인장으로 파견했다.
현재 멕시코의 TV홈쇼핑 시장은 연 매출 200억 정도의 소규모 인포머셜 업체들만 경쟁 중인 상태이다. CJ그랜드쇼핑은 향후 3년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4년 차인 2018년에 연간 취급고 1,000억 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통하여 중국을 뛰어넘는 규모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CJ오쇼핑 경영전략실 서장원 상무는 "멕시코는 향후 CJ오쇼핑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요충지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CJ그랜드쇼핑이 멕시코의 소비문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레비사는 어떤 회사? 멕시코 중남미 1위 미디어그룹··· '한국형 홈쇼핑' 경쟁력 인정받아
CJ오쇼핑의 현지 파트너사인 텔레비사는 1950년에 설립된 스페인어권 최대의 미디어 그룹이다. 멕시코 내 지상파 4개 채널(2, 4, 5, 9번)을 보유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각각 6백만, 3백만 가입 가구 규모의 위성 및 케이블 SO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텔레비사 네트웍스(Televisa Networks)'는 스페인어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텔레노벨라(Telenovela) 채널 등 총 16개 채널을 보유한 대형 PP 사업자로 중남미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 100여개 국에 스페인어로 제작된 방송 콘텐츠를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멕시코 내 모든 플랫폼에 진출해 있는 텔레비사는 현재 지상파TV, 위성TV 및 케이블TV 1위 채널을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멕시코 내 유료방송 시장 전체 가입자의 58%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 KBS-2TV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원제:Carrusel)'도 1989년 텔레비사의 지상파 채널을 통해 방영되었던 작품이다.
'CJ그랜드쇼핑'은 텔레비사의 방송 콘텐츠, 현지 셀러브리티 등 텔레비사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자원들을 적극 활용해 한국형 홈쇼핑만의 강점인 '쇼퍼테인먼트'를 적극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은 멕시코 진출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시장조사와 파트너사 선정에 공을 들여왔다. 멕시코 시장 진출이야 말로 국내 홈쇼핑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는 물론 성장세를 높여가고 있는 남미 지역 진출의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편 '멕시코 최초의 TV홈쇼핑 사업자' 타이틀을 두고 CJ오쇼핑은 세계 최대의 홈쇼핑 업체인 미국 QVC社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비사 그룹 관계자는 "CJ오쇼핑이 지난 10여년 간 쌓아온 풍부한 해외 사업경험과 여러 나라에서 검증된 한국형 홈쇼핑 사업모델의 우수성, 그리고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 전략이 파트너사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탄탄한 내수 갖춘 멕시코, 美 대륙 교두보 역할 기대 ··· "중기진출 파이프라인 역할 할 것"
'중남미 시장의 모범생'으로 불리는 멕시코는 196만 제곱 킬로미터의 넓은 국토(세계 14위)와 1억 2천만 명의 인구(세계 11위), GDP 1.3조 달러(세계 15위, 이상 2014 IMF 발표)의 거대 내수시장을 자랑하는 중남미 제 1의 경제 대국이다. 2014년 현재 전체 유통시장(218조 원) 중 온라인 유통 점유율은 약 6%, TV 보급률은 95%에 이른다. 2010년 골드만삭스는 멕시코·인도네시아 ·한국·터키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믹트(MIKT)를 브릭스(BRICs)와 함께 경제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멕시코는 젊은 층의 인구비율이 높고, 소득 대비 구매력도 높은 시장이다. 특히 주방/생활용품과 뷰티 제품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CJ오쇼핑의 이번 멕시코 진출은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남미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K-POP 가수들의 공연이 10여 차례나 열리는 등 멕시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류와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상품에 대한 온라인 쇼핑 규모도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향후 '한류 특수'에 대한 기대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CJ오쇼핑, 2017년까지 해외 비중 50% 목표 ··· 2020년 '글로벌 No.1' 가속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 일본,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구축한 CJ오쇼핑은 이번 멕시코 진출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 중남미 및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북미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얻게 되었다. CJ오쇼핑은 이를 통해 2014년 기준 38%인 해외 취급고 비중을 2017년까지 50%까지 높이고 2020년까지 '글로벌 No.1 홈쇼핑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CJ오쇼핑은 글로벌 상품 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C를 중심으로 멕시코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발굴,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 변동식 대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에게 중남미 지역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CJ오쇼핑의 멕시코 진출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 중수기업 제품들이 보다 쉽게 현지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