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과 합작 법인 '현대DF'를 설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면세점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면세점 운영에 필요한 투자비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의 상생(相生) 추구는 물론 면세점 운영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을 부각해 경영능력면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운영할 합작법인명은 '㈜현대DF'로, 합작법인에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하다. 15년만에 참여 기회가 주어진 시내면세점 사업에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한 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 중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우수 중소·중견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면세점 운영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이익 공유(Share)와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비즈니스 상생 협력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단독법인이 아닌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에도 부합하는 국내 면세점업계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DF 합작법인에 주주사로 참여하는 기업은 여행·호텔·면세점·패션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다. 연간 15만명 규모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모두투어네트워크를 비롯해 국내 최다인 17개 호텔을 보유·운영하고 있는 앰배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개성공단과 크루즈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아산, 패션·잡화업체 에스제이듀코(듀퐁 브랜드 운영)와 제이앤지코리아(JEEP 브랜드 운영) 등이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50%,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출자한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네트워크가 17%를 각각 보유한다. 나머지 지분 13%는 엔타스듀티프리, 서한사, 현대아산, 제이엔지코리아, 에스제이듀코가 나눠 갖는다.
현대DF의 초기 자본금은 100억원이며, 주주간 약정을 통해 향후 자본금 규모를 1500억원대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면세점 투자비용 전액을 100%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등 무차입 경영을 통해 부채비율 제로(0)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월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최종 확정했다. 무역센터점은 지난해 12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코엑스 단지 안에는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쇼핑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은 물론 국내 최초 한류 문화 콘텐츠 전문공간인 SM타운 등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SM타운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만 연간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외에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고속철도(KTX), 위례∼신사선 건설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은 물론, 광역 교통망의 허브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국제교류복합단지 개발과 한전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조성될 경우 삼성동 일대는 서울의 새로운 글로벌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사업을 그룹의 전략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미래 신(新)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으로 공항 면세점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향후 해외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해 국내 상품의 해외 판로 확대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