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피부톤을 살린 비비안의 살색 스타킹.
주름 하나 없이 다려 입은 정장 치마 아래 신은 커피색 스타킹은 멋진 커리어 우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커피색 스타킹을 신은 여성들을 찾기 어렵다.
비비안에서 3월 한 달간의 스타킹 판매량 중 색상의 구성 비율을 살펴봤다. 지난 3월의 경우, 흔히 '살색' 이라고 부르는 누드베이지 색 스타킹은 전체 판매량의 35%, 커피색은 17%, 검정색은 35%를 차지했다. 이번엔 5년 전인 2010년의 판매량을 살펴보자. 2010년 3월 판매량 중 누드베이지 색은 26%, 커피색은 27%, 검정색은 28%를 차지했었다. 5년 새 누드베이지와 검정색 스타킹은 판매비중이 늘고 커피색 스타킹만 10% 정도 감소한 것이다.
▶젊은 여성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패션에 대한 선호가 스타킹에도 반영
이렇듯 최근 여성들이 커피색보다 살색 스타킹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비비안 레그웨어팀 서동진 대리는 "패션 전반은 물론이고 메이크업도 과장되고 튀는 스타일은 피하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스타킹에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피부색에 최대한 가까운 색의 스타킹을 선호하고, 오히려 피부보다 어두운 커피색 스타킹은 피한다는 것.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비비안 스타킹 매장에서 만난 최수진 씨는 "커피색 스타킹은 진한 색상 때문에 옷과 매치가 되지 않고 다리 부분만 부각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살색 스타킹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살색' 스타킹을 선호하면서 색상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다. 비비안에서는 올 봄 누드, 라이트베이지, 소프트베이지, 누드베이지 등의 미세한 톤의 변화를 준 4가지 '살색' 스타킹을 운영하고 있다. 색상의 옅고 짙음은 물론, 붉은 기운이 많이 도는 '웜톤' 또는 차가운 기운이 도는 '쿨톤'의 피부색에 최대한 맞는 색상을 고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봄에는 살색스타킹, 가을겨울엔 검정스타킹? 이제는 옛말!
'봄에는 살색스타킹, 가을겨울에는 검정스타킹' 이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비비안에서 지난 2014년의 판매량을 살펴보니, 1년 중 검정색 스타킹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기는 10월이었고 그 다음이 4월이었다. 검정색 스타킹이 계절에 크게 관계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 비비안 스타킹 매장 담당자는 "날씨가 따뜻한 봄에도 검정색 스타킹을 찾는 고객들이 꽤 많다."며 "계절과 관계없이 검정색이 다리가 얇게 보이고 비치는 느낌으로 인해 섹시하게 연출할 수 있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검정색을 선두로 한 패션 트렌드의 영향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 화이트, 베이지, 블랙 등의 기본 색상을 중심으로 한 '놈코어' 패션이 지난해의 열기를 이어 올해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놈코어'란 평범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의미하는데, 최소한의 장식에 심플함을 강조하는 놈코어 스타일의 아이템과 검정색 스타킹이 조화를 잘 이룬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은 검정색 스타킹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비비안 서동진 대리는 "최근에는 검정색 스타킹의 색감도 최대한 투명한 느낌에 가깝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