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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상장 건설사' 경남기업 42년만에 주식시장 퇴출

기사입력| 2015-04-14 15:30:42
'국내 1호 상장 건설사' 경남기업이 15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973년 증시에 입성한 지 42년여 만이다. 여기에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여서 경남기업은 더욱 침통한 분위기다.

경남기업은 201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 전액 잠식'이 확인됨에 따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자본 잠식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말한다.

이후 확인을 거친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했고, 결국 경남기업은 14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15일 자로 상장폐지된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14일 경남기업의 주가는 113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44.61%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4810원에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휴지조각' 수준이나 다름없다. 경남기업의 역사적 최고가는 1994년 22만5000원이다.

이에따라 경남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채권은행 등 기관뿐 아니라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들도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정리매매 첫날부터 이틀 동안 보유 중이던 463만4200주(지분율 10.93%) 전량을 주당 676원에 장내 매도해 약 200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런 가운데 경남기업의 역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1951년 대구에서 설립된 경남기업은 1954년 경남토건에서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공능력 순위 20위권에 달하는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했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965년에는 해외에 진출, 태국의 중앙방송국 타워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중동을 비롯해 스리랑카, 카메룬,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1977년 반포 경남아파트를 시작으로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경남 아너스빌'이라는 브랜드의 아파트를 선보였다.

1987년에는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1999년 11월 워크아웃 대상업체로 지정돼 2000년 4월 대우그룹에서 분리됐다.

2002년 12월 워크아웃 조기졸업 확정 이후 2004년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고 경남정보기술을 설립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베트남지사를 설립하고 '랜드마크72' 빌딩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섰지만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또다시 경영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2009년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 사태까지 이르렀다.

2009년 1월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돼 2011년 5월 졸업했으나 국내외 사업 부진과 경기 불황 등으로 2013년 말 또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잇딴 실패와 대·내외 건설 경기의 악화로 적자가 누적됐다.

2013년에는 3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도 4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일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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