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공정위, 이번엔 오픈마켓 조사
기사입력| 2015-04-13 11:40:19
"나 떨고 있니?"
홈쇼핑 불공정 행위 단속에 나섰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엔 오픈마켓을 정조준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시작으로 SK플래닛 11번가를 조사하고 있다. 인터파크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연례적 조사"라고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하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공정위의 칼바람'이 어디로 향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오픈마켓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 실태 조사'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300여 곳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10곳 중 8곳(82.7%)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과도한 판매수수료에 광고비, 부가서비스비 요구까지. 대형 오픈마켓의 '갑질'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 유형별(복수응답)로 광고·부가서비스·판매수수료 등 과도한 비용과 판매수수료 지불요구(72.9%) 불만이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 업체들은 "연간 판매수수료로 1149만원, 광고비 7262만원, 부가서비스 비용 3766만원 등 평균 1억2177만원을 오픈마켓에 지급했다"며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있는 이들 비용은 40% 이상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거짓 광고로 인한 소비자 기만 등도 중점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공정위 전자거래과는 특히 '추천 상품' '베스트 상품'으로 등록된 판매자에게 광고료 명목의 대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검색했을 때 맨 위에 노출되는 제품들이 판매 인기순이 아닌, 판매자에게서 광고료를 받은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는 소비자를 속이는 허위 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수료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공정위 업무현황 보고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오픈마켓 업계의 과다 수수료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국회 정무위 소속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내 오픈마켓 기업들이 입점 업체에 판매수수료 외에 광고비, 부가서비스 등 상품 노출빈도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실태조사와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eBay)의 경우 패션잡화 판매가 기준 수수료가 가격별 차등 적용된다. 50달러 이하(12%), 50~1000달러(9%), 1000달러 이상(2%)으로 책정된 것. 또 최대 부과액도 100달러 이하로 한정돼 있다.그러나 국내 오픈마켓의 패션잡화 판매 수수료는 12%로 동일하다.
이에 담합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은 "수수료 대비 광고료 수입은 6배, 부가서비스는 3배 이상에 달해 수수료 이외의 비용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오픈마켓 업체들이 판매사업자들에 불이익을 주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의 제도로 규율이 가능하다"고 답하면서, 이후 오픈마켓에 대한 공정위의 전방위 조사와 규제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한편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은 지난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등으로 지난 2011년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