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렐.
인류의 삶을 좀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과학기술은 현재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와 연관이 있는 주방용품도 예외가 아니다. 주방용품의 경우, 매일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실용성과 내구성은 물론 음식의 맛과 위생까지 향상시켜주는 소재 자체에 진보된 과학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탄생하면서 주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혁신적인 소재로 주부들의 깐깐한 눈높이를 만족시킨 주방용품들을 소개한다.
■ 미사일 만들던 유리에서 탄생해 주방생활의 혁신 이끈 그릇
실수로 그릇을 깨트리거나 무거운 주방용품을 꺼내 쓰다 손목이 찌릿한 경험, 주부라면 늘상 주방에서 겪는 일이다. 주부들의 이러한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주방용품에는 사용하지 않던 소재나 기술이 적용돼 탄생한 주방용품이 있다.
탄두 미사일의 레이돔에 사용되는 유리를 만들던 코닝사에서 출발한 주방용품 제조회사 월드키친은 1940년대 TV 스크린을 만드는데 사용된 유리 기술을 적용해 3중의 유리 재질 레이어를 열과 압력만으로 압축한 비트렐 유리(Vitrelle™)를 개발, 1970년 이를 적용한 디너웨어 브랜드 '코렐(CORELLE)'을 출시했다. 유백색 유리를 투명한 유리가 위아래로 감싸는 형태로 3중 압축하여 만드는 비트렐 소재의 코렐 접시들은 일반 도자기보다 2/3 정도 가벼울 뿐만 아니라 우수한 내구성과 내열성 덕분에 다루기가 편리하다.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비롯한 주방 가전에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굽이 없는 콤팩트한 설계로 그릇을 쌓았을 때 일반적인 다른 그릇에 비해 공간을 적게 차지해 주방에서의 실용성이 높은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엄격한 유해물질 규제 법령인 미국 캘리포니아 법령 65(California proposition 65)의 규격 기준에 부합할 만큼 인체에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이기 때문에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코렐은 플라스틱과 세라믹 소재 위주였던 1970년 당시 디너웨어 시장에 비트렐이라는 혁신적인 소재를 선보임으로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출시하자마자 18개월만에 4천만개가 판매되었을 정도로 주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코렐은 전세계적으로 40억개 이상 판매가 될 만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세라믹 가공 기술에서 비롯된 단단한 주방용 칼
대개 도자기류를 말하는 세라믹은 전통적으로 식기에 흔히 사용 되어온 소재다. 산업발전과 함께 기존 세라믹 기능을 뛰어 넘어, 특정 목적에 따라 원료를 정제, 조정해 사용해 만드는 파인 세라믹 기술이 발달하는데, 휴대전화나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파인 세라믹 기술이 주방용품에 적용되기도 한다. 일본 세라믹 부품?소재 전문 기업 교세라는 유리나 도자기 등의 세라믹을 발전시킨 파인 세라믹(fine ceramic) 과학기술을 적용한 세라믹 식도를 선보이고 있다. 세라믹 식도는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한 성질을 지닌 특수 소재 '세라믹 지르코늄 옥사이드(Ceramic Zirconium Oxide)'를 성형하여 고온에서 구워 만든 주방용 칼로, 강도가 높아 잘 닳지 않으며 높은 절삭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세라믹 소재로 식재료에 금속 맛이 베이지 않게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산과 알칼리에 반응성이 낮아 금속 식도를 이용한 경우보다 식재료의 갈변현상을 늦춰줘 주부9단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난 제품이다.
■ 자연친화적 소재로 건강한 음식 만들어주는 냄비
건강에 대한 해답을 자연에서 찾는 시도는 주방용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적 음식 재료 못지 않게 친환경 소재나 자연 친화적 소재를 적용한 주방용품들이 인기다. 네오플램 '오롯(Orot)'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흙인 '페트라이트(Petalite)' 라는 천연 소재를 사용하여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균열 문제를 해결한 내열자기 제품이다. 내열자기의 경우, 소재에 따라 내부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페트라이트는 열에 팽창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오롯은 높은 함량의 페트라이트가 제품의 강도를 높여 균열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내부의 미세한 구멍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음식의 변질을 막아준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