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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코스트코, 온라인몰 진출…'유통업계 지각변동' 오나

기사입력| 2015-03-16 09:19:15
안 그래도 실적 부진에 빠진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하반기엔 미국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의 온라인 진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전국에 11개 매장밖에 없음에도 그동안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 왔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한 코스트코를 견제하기 위해 이마트는 이마트트레이더스, 롯데마트는 빅마켓이란 창고형 할인마트를 론칭하며 코스트코 따라잡기에 나섰다. 전국 11개 매장, 유료회원제라는 약점에도 코스트코는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기업들이 긴장할 정도로 유통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던 코스트코가 올해 하반기에 온라인 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코스트코 발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이유다.

▶코스트코, 11개 매장에도 대형마트 긴장하게 만드는 영향력

미국의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는 지난 1994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첫 점포를 열며 국내에 진출했다. 이후 20년 동안 서울 양재, 상봉, 경기 일산, 부산, 대구 등지에 꾸준히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나 11개 점포에 그친다. 미국에 474개 매장이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매장수다. 일반 회원 3만5000원, 기업회원 3만원의 연회비를 받는 유료회원제로 운영하고, 현금과 삼성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불편함이 있음에도 고객들은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고, 배송 등의 고객편의 서비스도 없다. 그럼에도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항상 견제하며 경쟁을 펼치는 숨어 있는 유통공룡이 바로 코스트코다. 이런 코스트코가 올해 온라인몰을 오픈하겠다니 당연히 유통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체인을 가지고 있는 코스트코는 세계에 660여개 매장과 71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회원은 약 100만명 정도다. 온라인몰을 직접 운영 중인 국가는 미국, 영국, 캐나다, 멕시코 등 4곳뿐이다. 중국엔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티몰'에 전용관 형태로 입점해 있다. 코스트코가 국내에 온라인몰을 오픈하면 세계 다섯 번째이자, 아시아에선 최초다.

이미 미국 코스트코 본사 소속의 온라인몰 전문가 2명이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온라인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 안에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져 본사 전문가 2명과 함께 온라인몰 오픈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몰 오픈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준비 기간은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로 올해 하반기엔 어떤 형태로든 코스트코 온라인몰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코스트코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적은 오프라인 매장수와 대형마트 입점 규제 법령 등을 온라인몰을 통해 단번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코스트코가 오프라인 매장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유료회원을 모집했다면, 온라인몰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료회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국내 소비자들은 이미 온라인·모바일 소비에 익숙해, 회원 확보가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경쟁 온라인몰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들까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코 온라인 진출에 '유통업계 지각변동'에 관심 집중

실제로 코스트코 온라인몰의 성공 여부는 일정부분 검증이 돼 있다. 코스트코가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는 특성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전국 소비자들에게 코스트코 물건구매를 대행해주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이미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구매대행을 검색하면 '고코스트', '코바로', '코코몰', '코스트샵', '코스코아이', '코스트포유', '코스트세일', '코스트코몰', '코스트콩', '코미테' 등 코스트코 온라인 구매대행 사이트가 쏟아진다. 심지어 오픈마켓인 11번가, G마켓, 쇼핑몰인 동원몰, NS홈쇼핑몰 등에도 코스트코 구매대행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다. 이미 코스트코와 관련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으로 코스트코가 온라인몰 오픈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코스트코는 이미 온라인몰을 운영 중인 4개 국가에서 온라인몰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만 30억달러(약 3조3800억원)를 올렸고, 이는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한 수치다.

당장 코스트코 온라인몰이 오픈하면, 코스트코 구매대행 사이트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대행이란 중간 유통을 거칠 필요 없이 직접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구매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단, 연회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구매대행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유통업계 불황 타개책으로 힘을 쏟고 있는 자체브랜드상품(PB)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는 '커클랜드(Kirkland)'라는 강력한 PB상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클랜드 브랜드 가치가 무려 7조원이 넘을 정도로 강력하다. 또한 생수, 기저귀, 신발, 옷, 가구, 식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저렴한 생필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PB상품 정착을 못시키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가장 껄끄러운 부분이다. 코스트코 온라인몰은 바로 '커클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저렴하게 판매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의 성공 키워드는 상품인데, 코스트코는 자체 PB상품과 해외상품 소싱력 등을 내세우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코스트코 온라인몰이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윤곽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긴장하게 만드는 코스트코가 온라인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벌써부터 소비자에겐 기대를, 유통업계엔 걱정을 주고 있는 코스트코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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