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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세계적 기업 맞아?' 명성에 흠집내는 운영 미숙

기사입력| 2014-12-30 10:13:39
'가구 공룡' 이케아 광명점이 지난 18일 그랜드 오픈했다. 이케아 광명점은 전 세계 이케아 345개 매장 중 가장 큰 매장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면적 13만1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건물로 지하 3개 층이 주차장이고 1층은 홀별 상품 적재 공간 및 계산대로 2층은 쇼룸, 레스토랑&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력 제품인 조립식 가구를 비롯해 생활 주방용품, 액세서리 소품 등 86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한다. 한식요리와 스웨덴요리를 판매하는 이케아 레스토랑과 어린이 놀이공간인 '스몰란드'까지 갖췄다. 이케아의 스웨덴 본사는 세계 최대 규모와 한국 시장 첫 진출을 강조하며 개장 전부터 상당히 많은 노력과 공을 들였다. 개장 전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세계지도의 일본해 표기 논란이 일자, 내년부터 전 세계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그만큼 한국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이케아 광명점이 오픈한지 10일 정도 지난 지금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세계 최대 매장에 걸맞지 않게 운영 미숙

이케아 광명점은 지난 18일 개장 첫날 2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프리오픈이었던 16, 17일까지 포함하면 3일 동안 4만8000여명의 고객들이 이케아 매장을 찾았다. 개장 전 불안감을 단박에 날려버릴 정도의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개장 직후부터 이케아 매장 운영의 문제들이 하나둘씩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고가 터졌다. 지난 28일 오후 1시 30분쯤 광명점 3층 매장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이케아 매장은 고객들에게 대피 안내방송을 내보냈고, 불안감에 휩싸인 1만여 고객들은 급하게 대피하는 일을 겪었다. 그러나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으로 밝혀지면서 다행히 대형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문제는 오픈한지 10일밖에 안 된 새 건물에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피 과정에서 제대로 안내방송을 못들은 고객들도 상당수였고, 미로처럼 생긴 쇼룸들 사이에서 비상구를 못 찾아 우왕좌왕 헤매는 고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심지어 비상구 문이 막혀, 고객들이 제대로 대피를 못하고 닫힌 비상구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진짜 화재였다면 대형 참사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양한 사고 상황을 예상한 대피 시스템과 철저한 교육이 절실하다.

운영상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실제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주차와 교통문제에 있다. 고객들이 몰리면서 주말에 이케아 광명점 일대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케아 옆의 편도 3차선 도로는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도로가 주차장이 된다. 특히 이케아 광명점 바로 옆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함께 오픈을 했고, 길 건너편엔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와 KTX광명역 등이 자리하고 있다. 주말에 차량이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지역은 주거지역이 아니고, 대형 시설들을 제외하면 허허벌판에 가깝기 때문에 대중교통보다는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케아 측에서 미리 준비한 교통 대책은 전혀 없었다.

매장 상황도 비슷하다. 인기를 끈 거까지는 좋았는데 사람들이 몰려 입구에서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겨우 입장을 할 수 있다. 고객들은 추운 겨울 밖에서 1시간이나 떨고 있어야 한다. 대기 고객을 위한 난방기구도 턱없이 부족하다. 매장에 입장을 해도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해도 수십분을 기다려야 하고,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데까지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세계 최대 규모라고 자랑했지만 준비는 크게 미흡한 것이다.

▶자랑하던 조립·설치 서비스는 아예 기약 없어

이케아는 한국적 특성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인 배송 및 조립, 설치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밝혔다.

배송 거리에 따른 가격표까지 제시하며 마치 당장 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예고했다. 그런데 이케아는 아직까지 조립·설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케아는 아직 배송·조립·설치와 관련된 협력업체와의 시스템 문제와 인력부족 등으로 당분간 조립·설치 서비스를 못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고객은 "이케아의 조립 설치 서비스를 기다렸던 소비자 입장에선 우롱당한 기분이다. 말뿐인 거 같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케아는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조립·설치서비스를 실시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케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서비스 가격에도 있다. 이케아가 책정한 조립 서비스는 기본요금이 4만원이다. 제품에 따라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설치 서비스는 기본요금이 4만4000원부터다. 당연히 상황에 따라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배송 서비스 비용은 광명시 지역이 기본요금인 2만9000원이고, 거리에 따라 배송비는 상승한다. 서울지역 배송비는 거리에 따라 최소 4만9000원부터 시작된다.

이케아 측이 제품이 저렴하다고 강조하지만, 배송·조립·설치까지 하면 물건 값보다 서비스 비용이 더 비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국내 가구사들의 경우 배송·조립·설치가 무료다. 이를 두고 이케아가 국내 가구사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광고하지만,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더 비싸져 소비자들을 눈속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이케아의 주방 용품들은 아직까지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저렴한 주방용품들로 해외에서 유명하다. 그런데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통관에서 걸려 현재 수입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광명점 쇼룸에 진열된 그릇, 컵, 냄비 등의 주방용품은 눈으로 구경만 해야 한다. 주방용품들엔 비매품이란 스티커만 붙어있다. 이케아 주방 용품을 구매하려다가 실망한 고객들이 상당수였다.

이 외에도 어린이집 '스몰란드' 운영 문제, 픽업서비스 고장, 식품매장 미완성 등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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