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대그룹 '미처분 이익금' 2010년 이후 최저치
기사입력| 2014-12-07 17:22:24
올들어 기업 실적 악화로 10대그룹의 배당재원 등 '미처분 이익금'이 1년 새 18조원이나 급감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기업들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당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그룹 소속 상장사를 대상으로 미처분 이익금을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말 현재 73조7600억원으로 작년 말 91조8300억원보다 19.7%, 금액으로는 18조600억원 감소했다. 미처분 이익금이 8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의 미처분 이익금은 영업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이익잉여금에서 법정적립금 등으로 처분되고 남아있는 실제 활용 가능한 돈으로, 현금배당이나 연구개발비 등으로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10대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에서 차지하는 배당금 비율은 7.6%로 6조9800억원에 달하는 등 지난 2010년 이후 평균 7%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미처분 이익금이 크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전년과 같은 배당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결산 배당금 규모는 작년보다 최대 1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재벌닷컴은 예측했다.
그룹별 미처분 이익은 SK와 GS, 한화 등 3개 그룹을 제외하고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등의 7개 그룹에서 모두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한진 등 2개 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적자로 미처분 이익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외부차입이나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형편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작년 말 8700억원 플러스(+)에서 1조9600억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작년 말 700억원이던 한진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2000억원 적자(-)로 반전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작년 말 33조6900억원에서 올해 27조6200억원으로 18%(6조700억원)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의 미처분 이익은 각각 10조6500억원과 9조12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조원 이상씩 급감했다. 포스코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8700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3500억원 줄었다. 롯데그룹도 1조5300억원으로 2200억원 줄어들었다.
이에반해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 등으로 SK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22조38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조2500억원 늘어 10대그룹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최근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인수한 한화그룹도 작년보다 1200억원 늘어난 2조7400억원을 기록했고, GS그룹은 작년보다 소폭 증가한 1조200억원을 기록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