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 부회장 첫 주도적 인사, 삼성그룹 안정 택했다
기사입력| 2014-12-01 17:48:50
삼성그룹이 1일 사장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핵심 경영진을 유임시킨 것은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입원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공백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주도적 인사는 큰 틀을 바꾸기보다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에서 조정됐다. 사장 승진자는 3명으로 지난해(8명)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오너가 승진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있었지만 현 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전략실도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김종중 전략1팀장(사장) 등이 자리를 지키는 등 변화가 없었다.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2주 전 주요 팀장들을 삼성전자에 대거 전진 배치하고 후속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현 체제를 갖췄다.
대규모 조직개편설이 흘러나왔던 삼성전자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부품(DS),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등 3대 부문체제는 변동이 없다.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도 유임됐다. 초미의 관심이던 신종균 IM 사업부문장도 재신임을 받아 2009년 1월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뒤 계속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맡게 됐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휴대폰 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신 사장 교체, IM 부문을 축소해 3대 부문 체제를 과거와 같은 완제품(IM+CE)-부품(DS)의 양대 부문 체제로 재편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기존 틀을 흔들진 않았다.
사장 승진자는 3명인데 매년 6∼9명의 사장 승진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다. 올해는 3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2명이 삼성전자, 나머지 1명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올해도 경영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적용됐다. 삼성 TV를 8년 연속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김현석 부사장과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양호한 실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실적 공백을 메운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부사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이윤태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반면 수익성 악화로 실적이 저하된 IM부문 무선사업부에서는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2012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을 맡고 있던 김재열 사장은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일기획은 김 사장의 부인인 이서현 사장(제일모직 패션담당 및 제일기획 경영총괄 겸직)의 몫으로 여겨지는 핵심 계열사다.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직을 보필하면서 스포츠계에 남다른 역량을 발휘했다. 삼성 측은 세련된 국제감각과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서현 사장은 현재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에 다소 높은 비중을 두고 있어 김 사장이 제일기획으로 이동하면 비중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기획은 이에 따라 기존 임대기 사장과 더불어 3명의 사장이 포진, 그룹 내 역할에서도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
이부진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은 사장급이 아니어서 이번 인사에서는 빠졌다. 삼성은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를 이번주 내 각 회사별로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