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 부회장 광폭 행보…연말 회장 승진 이뤄질까
기사입력| 2014-11-04 14:25:16
대내외 고위급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하는가하면 삼성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최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2월 정기 인사에서 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입원 이후 첫 인사인 만큼 그룹 경영진의 새틀짜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이유다.
4일 재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입원한 이후 그룹을 대표하는 대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그룹 내부의 주요 의사결정 등을 책임졌다. 최근 접촉한 인사로는 외국 정치 지도자와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업계 거물, 해외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스포츠 외교계 VIP급 등으로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부회장과 해외 정치 지도자들과의 만남이다.
그룹의 얼굴로서 각국 정상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국내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를 찾아 마카이 부총리와 면담, 삼성의 중국 내 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지원 요청을 하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기도 했다.
중국뿐 아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응웬 푸 쫑 당서기장이 방한했을 때인 지난달 1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나 가전단지 건립 문제를 논의했다. 스포츠 마케팅에도 나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직접 계약했다.
이 회장이 입원하기 전인 4월 말에는 국빈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국내 재계 대표단의 일원으로 티타임을 가졌다.
IT업계 거물과 만남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7월 초순부터 한 달여 사이 세 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2주 사이에 미국을 두 차례 오가기도 했다.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개최된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는 팀 쿡 애플 CEO, 래피 페이지 구글 CEO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9월에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만나 특허분쟁 문제에 대해 협의했고 10월에는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와 만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과거 대외활동에 나설 때 조용히 움직였다면 최근 대외 활동은 입지 강화를 위한 보여주기식 성격도 있는 듯하다"며 "이번 연말 인사 때 그룹 총수 상징성을 띠는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