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가 직원의 티켓 빼돌리기에 이어 이벤트 조작 의혹 구설에 올랐다.
54차례의 럭키백 행사에서 약 10차례의 중복 당첨자가 나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왼쪽의 당첨자들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 사이 1~3등에 다시 선정됐다. 사진출처=인터파크 홈페이지
직원의 콘서트 티켓 빼돌리기로 홍역을 치렀던 온라인 종합쇼핑몰 인터파크가 이번엔 이벤트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여러 명의 당첨자가 이벤트에 중복 당첨되면서 인터파크 직원들이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인터파크는 지난 7월초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콘서트 '그 해 여름2'의 티켓을 직원이 빼돌린 뒤 가격을 덧붙여 암표로 판매해 물의를 빚었다. 때문에 인터파크 측에서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함에도 소비자들은 '신뢰'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럭키백' 행사에 일부 당첨자 돌아가며 1~3등 차지?
인터파크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3월부터 '럭키백' 행사를 실시중이다. 매주 월·수·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럭키백은 상품을 구매할 때 어떤 상품을 받는 지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지불한 금액보다 높은 가격대의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 행사다. 즉, 당첨만 된다면 비싼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좋은 기회지만 수령 후에나 상품이 확인 가능하다.
인터파크 측은 럭키백을 진행하면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게 당첨자를 선정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도입한 당첨자 선정 시스템은 당일 코스피, 코스닥, 나스닥, 달러환율 마감 지수와 산식 조합을 통해 가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선정 결과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티즌 A씨는 당첨자 중에서 동일 아이디를 가진 일부 구매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스포츠조선이 올 처음 럭키백 행사를 진행한 3월17일부터 7월25일까지 54차례 이벤트 1~3등 당첨자 명단을 분석해봤다. 아이디와 이름 일부가 가려져 있지만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10명의 당첨자가 두 차례씩 중복 당첨됐다. 이들은 짧게는 4일, 길게는 2개월 사이에 1~3등에 선정됐으며 받은 상품도 고가의 제품이 수두룩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일부 당첨자들이 돌아가면서 1~3등을 차지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인터파크 직원들의 관련성이 강하게 의심된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 측은 조작은 없으며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알고 있고 내부적으로 조사해봤지만 (관련된) 직원은 없었다"며 "일부 회원들이 이벤트가 열리는 날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중복 당첨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디와 이름을 일부 공개한 것인데 이렇게 의혹이 증폭되니 당혹스럽다"며 "한번 당첨된 회원을 배제하고 추첨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 현재의 시스템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인피니트 콘서트 티켓, 직원이 빼돌려 신뢰 추락
물론 인터파크 측의 해명처럼 네티즌들의 오해가 불러일으킨 해프닝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초 인터파크 직원의 '콘서트 티켓 빼돌리기'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인터파크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7일 오후 8시 인피니트 단독 콘서트 '그 해 여름2' 팬클럽의 선 예매를 진행했다. 당시 오픈과 동시에 7000석 전석이 매진되면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표를 구하는 팬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때 한 팬이 어느 티켓 판매자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의문점을 발견, 조사해 본 결과 그 판매자가 인터파크 직원임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인터파크 측은 "인피니트를 사랑하는 팬클럽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개발담당 신입직원 한 명이 모니터링용 권한을 이용해 티켓을 구매한 후 재판매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인피니트 공연 티켓판매 시 보다 안정적인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부정거래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해당 건을 조기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지했다.
해당 직원은 사건이후 해고 조치됐다. 하지만 인터파크측은 사과 글을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지 않은 곳에 배치해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터파크 관계자는 "당시 사고 이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교육과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