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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임플란트 1위업체 오스템임플란트, CEO 리스크로 휘청

기사입력| 2014-06-30 17:44:18
7월1일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들은 치아 2개까지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본인 부담률은 50%. 상당수 노인들이 임플란트 1개에 100만원을 넘는 고비용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을 꺼렸던 점을 감안할 때 임플란트 제조업체들에겐 큰 호재다.

이에 따라 이번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앞두고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인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회사의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은 약 50%로 1위에 올라있으며, 전세계 40여개국에 임플란트 등 치과 기자재를 수출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역시 높은 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 회사의 앞날을 밝게 봤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6월초 이번 임플란트의 보험 급여화는 국내 치과 임플란트 시장의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스템임플란트를 매수 추천하기도 했다.



▶CEO 리스크로 '멘붕'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

6월들어 2만5000원대 전후에 머물던 이 회사 주가도 최근 투자자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24일 종가는 2만8100원. 하지만 이날 장이 끝난 뒤 이 회사의 개인투자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한국거래소가 이 회사에서 횡령과 배임혐의가 발생했다며 주권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공소장을 확인한 뒤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 회사 주식은 30일에도 거래정지 상태를 이어갔다.

최악의 경우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되면 이 회사의 주식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져있다.

검찰의 기소내용을 살펴보면 이 회사는 코스닥 시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따른 3류 기업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이 2165억원이고 영업이익 189억, 당기순이익 80억원을 올린 탄탄한 회사였기에 충격의 강도 또한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오너이자 최대주주(24.95%)인 최규옥 대표이사(52)가 문제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최 대표와 이 회사 전·현직 임원 5명은 횡령과 배임, 사기, 의료기기법 위반(리베이트 제공)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최 대표는 전 임원인 노모씨 등과 공모해 9000만원 상당을 횡령하고 97억원 규모의 배임을 저질렀다. 또 최 대표 등은 2008년부터 중고 의료기기를 새 제품처럼 속여 팔아 4억5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대표 등은 2011년 2월부터 리베이트 목적으로 치과의사 60여명에게 해외여행 경비로 5회에 걸쳐 3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회사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6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시기다. 리베이트로 공정위의 징계를 받고서도 버젓이 리베이트 행위를 다시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영진이 사기 친 게 한번 뿐일까?

특히 이 회사 경영진이 사기혐의로 기소된 것에 투자자들은 할 말을 잃고 있다. 중고를 새것으로 속여 팔 정도의 경영진이라면 또 다른 부분에서도 비슷한 행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런 회사를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다. 이번에 최 대표와 함께 불구속 기소된 계열사 대표 진씨와 경리부장은 직원을 허위로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12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 대표 등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사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 대표는 2년 전에는 곱지 않은 사생활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이번 검찰 기소에 책임을 지고 최규옥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향후 재판에서 최 대표와 경영진의 혐의를 철저히 밝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사 경영진이 거래정지 사태까지 초래해 놓고도 사과의 말 한마디를 하지 않는 것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최소한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투자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치과의사 출신의 최 대표는 지난 1997년 70억원을 투자해 수민종합치재를 인수해 오스템임플란트로 개명한 뒤 시가총액 4000억원의 업체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이번 검찰기소로 최 대표는 회사인수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잘 나가던 기업이 CEO의 불법과 비윤리 행위로 신뢰와 이미지가 추락,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본지는 최 대표 등의 기소와 관련해 오스템임플란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못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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