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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실적 부진에 이미지 추락으로 증시상장 물건너 가나?

기사입력| 2014-05-28 10:19:43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사업자 카페베네가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고, 새롭게 진출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줄줄이 실패했다. 청년 창업 멘토로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던 김선권 대표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카페베네는 아르바이트생 노동 착취의 대표적인 업체로 불리고 있다. 커피업계 신화로 불리며 한국 커피 시장을 리드한 김선권 대표의 리더십과 카페베네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추진했던 기업공개(IPO)와 증시 상장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잇따른 신규 사업 실패에 영업이익은 반 토막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5000만원이다. 이는 2012년 66억3400만원에 비하면 반 토막인 셈이다. 매출은 지난해 1873억8300만원으로 전년 2208억원에 비해 15.1%나 감소했고, 지난해 19억6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역시 665%나 된다. 자연스레 위기설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점포 늘리기 경쟁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한 카페베네는 커피 시장 포화에 따른 신규 점포 오픈의 한계에 다다르자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렸다. 바로 스테이크 하우스 블랙스미스 론칭과 베이커리전문점 마인츠돔을 인수한 것이었다. 또 드러그스토어 사업에도 진출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신규 사업들이었다. 공격적으로 신규 사업을 펼쳤으나 결국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야심차게 시작한 드러그스토어 디셈버투애니포는 일찌감치 철수를 결정했다. 마인츠돔은 1호점이었던 강남역점을 폐점했고, 신규 점포를 확장하지 못하고 현재 전국 18개 점만 운영 중이다. 블랙스미스는 한때 매장 수가 80개를 넘었지만, 현재는 56개로 매장이 대폭 줄었다. 결국 카페베네는 지난해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을 담당하는 B&S F&B의 지분 50%를 마인츠돔 창업자인 홍종흔 대표에게 매각하며 자회사로 두지만 경영에선 완전히 손을 뗐다. 신규 사업으로 진출한 제빵업종과 외식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게 카페베네에게 치명적이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커피 부문만 따지면 14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결국 신규사업 실패가 카페베네를 어려움에 빠뜨린 셈이다.

한국도로공사와의 88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한국도로공사와 중부고속도로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를 커피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900억원 규모의 민자유치 개발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제대로 이행을 못하자 3개월 뒤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도로공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카페베네 입장에선 손해배상금액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페베네는 당분간 커피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사모투자편드운용사 K3에쿼티파트너스(K3)로부터 2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해, 당장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K3 측과 합의하는 단서조항이 있어 신규 사업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청담동 본사 사옥을 매각했다. 그럼에도 당장 실적 개선이 급선무인 카페베네로서는 몇 년 동안 목표로 했던 기업공개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카페베네 측은 "작년에 힘들게 보낸 건 사실이다. 지금은 투자유치 성공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다. 또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해외 진출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는 국내 사업보다는 해외 쪽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끊이지 않는 부정적 이슈에 이미지도 깎여

카페베네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는 것도 카페베네와 김선권 대표의 발목을 잡는 주요 변수다.

특히 청년 멘토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았던 김선권 대표와 카페베네의 이중적인 행태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조사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근로기준법 위반율이 98.3%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카페베네 점검 대상 56개 지점 중 55개가 근로기준법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위반 행위는 최저임금 위반 42건, 임금 정기 미지급 23건, 성희롱예방교육 미시행 32건, 근로계약서 미작성 45건 등 245건이었다. 지난 2011년 9월엔 김선권 대표가 임금체불 문제로 청년유니온으로부터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카페베네의 아르바이트생 노동 착취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후 카페베네는 '근로기준법 준수 선포식'과 '청춘장학금'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사후약방문'이란 평가다.

카페베네 측은 "직영점보다는 가맹점에서 근로기준법을 어긴 경우들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교육을 통해 가맹점에서도 위반 사례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일방적인 인사 발령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이유로 본사 직원의 10%인 100여명을 일방적으로 매장 발령을 냈다. 결국 근무 이전을 원치 않은 직원 70여명은 위로금을 받고 자진 퇴사 형식으로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경영진의 신규 사업 실패와 카페베네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내린 결정이 직원들의 퇴직과 매장 발령이었던 셈이다.

최근엔 자회사인 블랙스미스가 축산물판매업 영업·판매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축산물위생관리법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부정적 이슈들은 카페베네에게 장기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위기설이 불거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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