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죽기전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고 있다는 겐로쿠엔 공원 전경. 일본 3대정원으로 불리운다.
흔히 '일본 여행'하면 도쿄, 오사카, 교토, 규슈, 홋카이도 정도를 꼽게 된다. 하지만 이쯤을 다녀와서는 일본의 매력을 다 경험했다고 볼 수 없겠다. '용이 승천하는 모양'이라는 별칭이 따르는 일본 중부지역 '쇼류도(昇龍道)'의 매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시카와, 니가타, 도야마, 후쿠이, 기후, 나가노, 야마나시, 시즈오카, 아이치 등 총 9개의 현으로 이루어진 일본 중부 지방은 계절마다 특색이 있는 멋진 여행지로, 일본의 참 맛을 느끼고자 하는 여행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여름이 끝난 이맘때부터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의 쇼류도는 일본의 속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시즌으로 인기 있다. 쇼류도(일본)=글·사진 박진열 기자 jinyul@sportschosun.com
▶일본인,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은 여행지 '겐로쿠엔'
쇼류도의 대표 여행지는 겐로쿠엔(兼六園)이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위치한 겐로쿠엔은 오카야마의 고라쿠엔(後樂園), 미토의 가이라쿠엔(偕樂園)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명소다. 때문에 '일본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말이 따를 정도다.
가나자와성 앞에 위치한 정원은 에도시대 영주의 가든이다. 상단에 위치한 연못의 수압에 의해 뿜어져 나오는 분수와 인공적으로 조성했지만 전혀 인위적이지 않은 폭포가 압권이다. 정원 곳곳에 흐르는 물은 무려 10km 밖의 산속에서 끌어다 쓰고 있는데 유량이 풍부해 큰 가뭄에도 마르는 법이 없다. 겐로쿠앤은 겨울철에도 비경을 담아낸다. 눈의 무게에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뭇가지를 줄로 달아매는 '유키 쓰리'의 조명에 비친 풍광이 볼만하다.
▶주상절리 절경이 펼쳐진 '도진보'
겐로쿠엔과 더불어 중부지방의 또 다른 절경으로는 후쿠이현의 '도진보(東尋坊)'를 꼽을 수 있다. 800년 전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승려의 이름에서 따온 도진보는 절경이상으로 '자살 명소'라는 악명도 갖고 있다. 이곳은 용암이 땅속에서 굳고 시간이 지나 지상으로 올라와 풍화작용을 거쳐 형성된 주상절리의 전형이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공중전화박스다. 이 박스에는 마지막으로 가족과 통화를 위한 10엔짜리 동전들과 담배, 성경책 등이 놓여 있는데, 실제로 자살방지 효과가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비와호'
쇼류도에는 '세계 3대 호수'로 꼽힌다는 명소가 있다. 시가현의 비와호(琵琶湖)가 바로 그곳이다. 비와호는 일본의 석양 100선에 선정됐을 만큼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또 비와호 주변에는 '고토 삼산'이라고 불리는 단풍명소, 하쿠사이지, 곤노린지, 세이메이지 3개의 사원이 있어 가을철 운치 있는 절경을 자랑한다.
비와호 인근 비와코바레이 짚라인 어드벤처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운영되지만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짚라인이라는 색다른 어드벤처가 펼쳐진다. 밧줄을 타고 하강 이동하는 속도감이 짜릿하다. 라인 1부터 라인 7까지 도전이 가능한데, 특히 라인 6은 표고 1100m의 하늘에 붕 떠있는 느낌 속에 비와호를 바라다 볼 수 있어 인기다. 물론 고소공포증이 없는 용감한 경우에만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 밖의 보고 즐길 거리
쇼류도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먼저 가나자와시의 히가시 차야가이도 그 중 하나다. 에도시대 전통적인 여흥과 식사를 즐기는 환락가 중 하나였던 이곳은 현역 게이샤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일본 열도에는 총 48명의 게이샤가 있는데, 이곳에 14명이 있다. 게이샤 공연은 보통 3인 1조로, 약 90분 정도 진행된다.
후쿠이현은 공룡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공룡박물관에서는 공룡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가 하면 일본 및 전 세계 각지에서 발굴된 공룡 뼈와 함께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여러 종류의 공룡로봇도 전시되어 있다. 또 입장료 외에 500엔을 더 내면 한국어 서비스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전통문화 체험을 원한다면 이시카와현의 카가 전통 공예촌 '유노쿠니노 모리'가 제격이다. 이곳은 옛 마을을 25년 전에 원형 그대로 이전해 관광객들에게 염색, 도예 등 다양한 일본 전통 문화를 체험케 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도 연간 1만 명 정도 찾는 곳이다. 또 다른 체험거리로는 가나자와시의 금박공예가 있다. 금박은 금을 두드려 얇게 펴서 만든 것인데, 1g의 금으로 11cm의 정사각형 모양 금박을 10장 정도 만든다. 교토의 사찰 금각사(金閣寺)도 모두 가나자와 산 금박을 사용했다.
아이치현의 에비센베노사토 미하마 본점도 인기 관광코스다. 일본의 유명 새우과자 공장으로, 과자 만들기 체험과 함께 수십 종류의 과자를 무료로 맛볼 수도 있다. 3층으로 된 공장의 1층이 견학코스로, 새우과자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맛보며 구매까지 할 수 있다.
▶가을이 아니어도 좋다 '쇼류도'
쇼류도의 매력은 사계절 동안 발산된다. 봄철엔 도야마현 눈의 계곡이 아름답다. 다테야마 연봉에 눈으로 형성된 15~20m 높이의 설벽이 압권이다. 시가현의 히코네성도 봄철 명물이다. 축성된 지 올해로 406년 된 성의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기후현의 다카야마 축제도 유명 봄축제다. 히에 신사의 봄 축제인 산노제로 매년 4월 14~15일에 열린다.
여름철엔 기후현 나가라강의 가마우지 낚시도 볼거리다. 1300년 전통의 낚시 법으로 전통의상을 입은 어부가 가마우지를 이용해 은어를 잡는다.
쇼류도의 겨울은 파우더 설질의 스키장이 있어 더 매력 있다. 나가노현의 시가 고원 스키장이 대표적으로 표고 1500m 이상의 고지대에 총 21개의 스키장이 있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슬로프가 있어 실력에 상관없이 스키와 보드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이시카와현의 겐로쿠엔의 겨울풍경도 아름답다. 또 시즈오카현의 도가시마 온천은 겨울철 일본의 대표 온천으로 꼽힌다. 바다와 인접한 산자락 온천에서 아름다운 겨울 석양을 즐길 수 있다.
◆여행메모
▶가는 길=대한항공이 '인천~고마츠 공항'을 매주 월, 수, 금, 일 주 4회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나고야 중부 공항'을 매일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김포공항~나고야 공항을 매일 운항한다.
▶여행팁
◇겐로쿠엔=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고쇼마치 소재. 입장료 어른 300엔(한화 약 3300원), 어린이 100엔(한화 약 1100원)
◇비와코바레이 짚라인 어드벤처=시가현 오오츠시 소재. 이용요금 3000엔(한화 약 3만 3000원)
◇공룡박물관=후쿠이현 가츠야마시 무로도 소재, 입장료 어른 700엔(한화 약 7700원), 학생 400엔(한화 약 4400원)
▶여행상품
◇참좋은여행사(www.verygoodtour.com)에서는 겐로쿠엔, 유노쿠니노모리, 히가시차야거리, 오미초 시장 관광과 1300년 전통의 온천료칸인 호시료칸 숙박이 포함된 2박 3일 패키지 상품을 74만 9000원(유류할증료 5만 3000원 별도)에 판매한다. (02-2188-4013)
◇롯데관광(www.lottetour.com)에서도 겐로쿠엔, 유노쿠니노모리, 시라카와 합장촌, 오오미쵸 이치바 관광이 포함된 2박 3일 패키지 상품을 64만 9000원(유류할증료 5만 6000원 별도)부터 판매하고 있다. 매주 월, 수, 금 출발하며 야마시로 온천의 일본전통료칸 숙박, 가이세키요리 포함 (02-2075-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