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에서는 모험레포츠를 즐기며 더위를 날릴 수 있다. 내린천에서 신나는 래프팅을 즐기는 모습.
절기 도둑은 못한다더니 처서(23일)를 코앞에 둔 요즘 폭염이 한풀 꺾인 느낌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낮의 무더위는 여전하다. 번잡한 시기를 피해 느지막이 바캉스를 떠나는 경우, 어디가 좋을까. 여름 휴가지로 산과 바다 못지않게 즐겨 찾는 곳이 '강(江)' 이다.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가하면, 얕은 물속에서 즐기는 천렵은 새삼 옛 추억을 일깨워준다. 강원도에는 늦여름을 즐기기에 좋을 물길이 즐비하다. 그중 '모험레포츠의 천국'으로 불리는 강원도 인제군의 내린천은 여름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래프팅을 비롯해 리버버깅, 짚라인 등 짜릿한 강변레포츠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영월 땅을 굽이치며 요선암 등 수많은 절경을 빚어 놓은 주천강 또한 매력 있다. 천렵의 재미에도 푹 젖어들 수 있는가 하면,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 기행도 가능하다. 영월-인제=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모험레포츠 천국 '강원도 인제'
▶내린천에서 즐기는 수상레포츠
심산유곡을 굽이치는 강원도 인제의 물길과 강변에서는 여름철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래프팅'이다. 인제 내린천의 급류는 짜릿한 래프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급류 구간이 길고, 유속의 완급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덕분이다. 특히 올여름 무더위가 이어지며 인제 내린천에는 래프팅 마니아가 줄지어 찾고 있다.
내린천에는 수십 곳의 래프팅 업체가 성업 중이다. 30여 분의 사전교육과 강사 동행 체험을 즐긴다. 하류에는 대략 세 가지의 래프팅코스가 있는데, 원대교~고사리 밤골마을에 이르는 6㎞(2시간30분소요) 구간이 가장 인기다. 수십 대의 래프팅보트가 대열을 이뤄 급류를 따라 미끄러져가는 모습도 볼만하다. 내린천에서는 상류 미산계곡부터 래프팅이 가능해 일부 마니아들은 5시간 30분 남짓 걸리는 코스에도 도전한다.
내린천에서는 카약, 카누도 즐길 수 있다. 급류를 홀로 헤치고 나가는 모험 레포츠인 관계로 5시간 정도의 충분한 사전 교육을 받은 후 즐길 수 있다.
래프팅 보다 더 스릴 넘치게 급류를 즐길 수 있기로는 '리버 버깅'이 그만이다. 리버버깅은 래프팅과 카약의 중간쯤으로 안전성을 강화한, 1인승 급류타기 보트다. 90년대 초반 뉴질랜드에서 개발됐는데, 생긴 모습이 벌레(버그)를 닮아 '버깅'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노(패들)를 쓰지 않고, 오리발-오리장갑을 찬 손과 발을 이용해 방향을 잡고 이동하며 급류타기를 즐긴다.
인제의 리버버깅 명소로는 미산계곡을 꼽을 수 있다. 강폭이 넓지도 않고 경사도 적절해 일정 유속을 유지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미산1리~'산새소리 펜션' 앞까지 이어지는 4㎞ 구간이 최적지로 통한다. 한 번 체험에 3시간(강습시간 포함)정도 소요되며, 미산리 산림문화휴양관의 리버버깅캠프에서 하루 세 차례(10시, 13시, 15시) 모여 승선장으로 출발한다. 6월부터 9월 중순까지 운영.
▶그 밖의 모험레포츠
내린 천과 한계천이 만나는 합강정 일대에서는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짜릿한 모험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모험레포츠의 대명사격으로는 '번지점프'를 꼽을 수 있다. 합강정 부근에는 국내 최고 높이(63m)의 번지점프대가 있다. 강물이 모여들어 어우러지는 넉넉한 강심과 멀리 펼쳐지는 푸른 산등선을 바라보며 창공으로 몸을 내던질 수 있다. 아찔한 만큼 쾌감도 배가된다. 사람의 몸이 하늘로 솟구치는 체험기구도 있다. 번지점프의 반대 원리를 이용한 '슬링샷'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놓이면서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순식간에 하늘로 튕겨져 오른다.
빼놓을 수 없는 게 내린천 원대리 수변공원의 짚트랙이다. 줄을 타고 내린천 물길을 가로질러가는 쾌감이 그만이다. 북면 냇강마을에서는 강원도 산촌의 정취에 푹 젖어들 수 있다. 검박한 시골생활의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마을 앞 냇강에서는 뗏목 타기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인제군은 군 전체 면적의 90%가 고랭지 숲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내린천 인근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탐방로를 갖추고 있어 운치 있는 삼림욕을 맛볼 수 있다.
▶여행 메모
◇가는 길 =경춘고속도로 동홍천 IC~44번국도~인제읍~합강~내린천
◇미식거리=인제는 강원산골의 정감 넘치는 음식이 즐비하다. 산채정식, 막국수, 두부전골 등 건강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는 맛집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여행팁=◇레포츠 요금(래프팅 3만5000원, 짚트랙 2만5000~3만5000원, 번지점프 3만5000~4만원, 리버버깅 5만원, 카약(교육비 12만원, 대여 5만원)
◆순박한 자연의 품에 안긴다 '강원도 영월'
동강, 서강, 주천강 등 시원한 물줄기가 굽이치며 절경을 토해내는 강원도 '영월'은 강원도의 느낌이 가득한 곳이다. 깊고 푸른 산과 계곡이며, 비경 속 기암괴석과 모래톱을 이뤄내는 사행천의 청정수, 비탈진 밭두둑에서 피어나는 야생화 등….
이맘때 찾으면 늦여름 산촌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느릿한 여유를 맛보는 '주천강'
주천강은 강원도 평창-횡성군 태기산에서 발원, 영월군 수주면, 주천면을 거쳐 평창강과 만나 서강을 이루고, 다시 동강과 합류, 남한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이름부터 독특해 '주천(酒泉) 강', '술샘이 있는 강'이라는 뜻을 지녔다.
주천강은 천렵의 별천지로 통하는 곳이다. 맑은 청정수가 흐르는 개울에서 수영도 즐기고, 배가 고프면 잡은 물고기로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별미도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피서지로는 그만이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에서 3시간 남짓이면 순박한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다.
주천강 물길은 영월 땅을 굽이치며 수많은 절경을 빚어 놓았다. 반들반들 기묘한 형상의 화강암이 군락을 이루는 요선암, 주천강을 굽어볼 수 있는 요선정, 마치 한반도 지도를 들춰 본 듯 한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그리고 단종의 애달픈 사연이 담긴 '청령포', '장릉' 등 주변에 볼거리도 풍성하다. 또 인근 동강 어라연에서는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박물관 기행
영월은 한마디로 박물관의 고장이다. 곳곳에 크고 작은 테마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문화 기행지로 제격이다. 영월화석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등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이 곳곳에 알토란처럼 자리하고 있다.
◇호야지리박물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호야지리박물관'은 박물관 천국 영월에서도 인기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지리테마 박물관으로 그야말로 산 지리교육을 받을 수 있다. 40여 년간 지리를 공부하고 가르친 호야 양재룡 선생이 평생 모은 자료와 사재를 털어 지난 2007년 세웠다. 전시실에는 지리 관련 자료 600여점이 전시 돼 있다. 학교에서 배운 지리 과목의 소재를 모아 놓았는가 하면, 지방의 지형과 산업까지 파악할 수 있는 인문 지리적 자료도 다수 전시돼 있다.
◇영월화석박물관= 주천면 판운리에 자리 잡은 화석박물관은 지구 탄생의 역사와 그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국내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발견된 1100여점의 화석들이 시대별, 지역별, 분류별로 전시돼 있다. 특히 교과서에 수록된 주요 화석들을 이곳에서 촬영해 실었을 정도로 진귀하고도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조선민화박물관=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에 위치한 '조선민화박물관'에서는 서민의 삶이 녹아내린 옛그림 3500점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메모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신림IC~88번국도 영월 방면 30분~주천면.
▶미식거리=강원도 시골 면소재지, 영월군 주천면에 새로운 활력을 심어준 '다하누촌(1577-5330)'을 찾으면 착한가격에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주천면 김종길 가옥앞 '다하누 한우프라자(033-372-2280)'에서는 원 플러스(1+) 등심(200g)을 식사(공기밥, 된장찌개, 야채 등 상차림 포함)와 함께 2만5000원에 맛볼 수 있다. 이밖에도 주천찐빵, 꼴두국수, 묵밥, 도리뱅뱅이 등 강원 산골의 토속 웰빙푸드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