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행정수도 효과? 고가 위스키 소비 대전 전국 평균 1인당 2배 높아
기사입력| 2013-08-07 16:07:38
국세청이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위스키 제품에 RFID태그 부착을 의무화하면서 불법이나 정품 위스키에 대한 식별이 가능해졌다. RFID 전자칩은 위스키가 출고 후 어느 지역으로 들어갔는지 유통정보가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국내 처음으로 위스키 RFID 정보를 통해 각 지역별 위스키 소비 패턴과 관련된 재미있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RFID정보로 집계된 수입 스카치 위스키(윈저, 임페리얼 등 로컬 브랜드 제품 제외) 출고량은 297만병(추정)이다. 전국 광역시 도의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위스키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경북지역이 7.6명 당 1병을 마셔 7.8명을 기록한 서울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판매하는 김남훈 권역본부장은 "경북지역은 구미공단을 비롯해 산업공단들이 밀집돼 있어 소규모 바(Bar)나 주점들이 혼재해 있다"며 "가격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위스키 소비량이 높게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위스키 소비량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을 비롯한 7대 광역시 중에서 21.8명 당 1병을 마신 광주광역시로 나타났다.
위스키 소비량뿐만 아니라 지역별 위스키 취향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렌타인,조니워커 등으로 대표되는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약 50% 이상 비싼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발베니 등은 부유층 거주지역이나 고액 연봉자들의 회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 서초, 분당 등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은 맞지만 각 지역별 거주 인구당 소득수준과 비교했을 때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국내 싱글몰트 점유율 1위 글렌피딕(Glenfiddich)과 발베니(The Balvenie)를 수입 판매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대표 김일주)의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싱글몰트 위스키 출고량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국 1인당 개인소득이 1854만원으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울산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가장 덜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울산지역에 출고된 이 회사 싱글몰트 위스키는 약 2200여병으로 주요 대도시 중에서 가장 낮은 판매량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이 회사 싱글몰트 위스키 점유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지역으로 전국 평균 5.8%를 훨씬 웃도는 10.4%대를 기록했다. 대전 다음으로 서울, 경기, 인천 순으로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높았다. 발베니 마케팅 매니저 차훈 차장은 "대전지역은 계룡대가 인접해 있고 정부청사가 있어 대외 공무적 비즈니스 업무가 활발한 곳이다"며 "폭탄주 문화가 자제되면서 자연스레 차분한 분위기에서 대외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바(Bar) 문화 정착이 싱글몰트 판매량을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경상도 지역이라도 술 소비에 대한 취향은 달랐다. 부산 경남 지역이 대구 경북 지역보다 인구는 약 1.3배 많지만 위스키 소비량는 대구 경북 지역이 약 19% 더 높았다. 또한 대구 경북은 블렌디드 위스키 판매량이 높았고 부산 경남은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비슷한 말씨와 정서 등을 공유한다고 해서 위스키 취향까지는 일치하지 않았다.
국세청 RFID정보를 국내 처음으로 분석 공개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김일주 대표는 "로컬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 위스키에 대한 소비 패턴이 지역별 정서나 기업 문화와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수많은 대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부산 지역이나 군인, 군무원, 공무원 등이 밀집한 대전 지역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폭탄주를 자제하는 건전한 토킹 바(Bar) 문화가 정착되면서 싱글몰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글몰트 위스키란 몰트(맥아) 100%만을 사용해 단일 증류소에서 소량 증류한 원액만을 숙성한 제품으로 몰트 이외의 다양한 호밀, 옥수수 등의 곡류를 섞어 대량생산되는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가격이 약 50% 이상 높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