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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면주가 대리점주 자살, 또 갑의 밀어내기? 파문 확산
기사입력| 2013-05-15 16:54:30
전통주 제조업체인 배상면주가의 대리점주가 지난 14일 자살했다. 본사의 '밀어내기' 압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갑을 관계'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는 본사의 불공정 거래를 질타하는 주장들로 넘쳐난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한 포스코 에너지, 프라임베이커리, 남양유업 사태 등 우월적 지위에 의한 약자 핍박의 연장선상이라는 얘기다.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배상면주가 대리점주 이모씨(44)는 14일 오후 인천 부평동 자신의 대리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본사의 제품 강매와 빚 독촉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는 글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유서에서 "10년을 본사에 충성하고 따랐는데 대리점을 운영하며 늘어난 빚을 갚으라는 협박을 견딜 수 없다. 남양은 빙산의 일각. 현금 5천만원(권리금)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살아남기 위해서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라고 밝혔다.
이 씨는 2003년부터 대리점을 운영했으며 2010년부터 막걸리 판매를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냉동 탑차까지 구입했으나 제품 판매는 부진했다.
주류업은 술을 만드는 회사가 직접 판매에 나설 수 없다. 주로 주류유통면허를 갖고 있는 도매상이 소매점이나 식당에 공급한다. 출고실적을 합산하는 월말이 되면 도매상에 술을 그냥 보내거나 잘 안 팔리는 술을 많이 판매되는 술에 끼워 팔기도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출고실적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다 보니 업체간 치열한 경쟁 때문에 일단 술을 만들어 대리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배상면 주가는 소주나 맥주와 달리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전통주를 만들기 때문에 대리점으로선 물건을 처리할 시간적인 여유가 더 부족한 편이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대리점주의 자살은 유감스런 일이다. 매출 부진과 가정환경상 채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대금을 지불해야 물품을 건네고 있다. 해당 업주의 빚 1억2000만원은 미리 받은 물품대금이 쌓인 것"이라며 밀어내기 의혹을 부인했다.
배상면주가는 1996년 국순당의 설립자인 배상면 회장의 셋째 아들 배영호 사장이 세운 전통술 회사다. 1997년 백하주 활인18품, 흑미주, 천대홍주 등 전통주 4종을 출시했다. 1999년에는 벤처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산사춘이 제1회 대한민국 주류품평회 명품주로 선정됐다. 2008년 민들레 대포를 출시했고, 2009년에는 일본으로 진출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전통주 주점사업을 시작, 현재 직영점 6개를 운영중이다. 배영호 사장이 57.6%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고 부인 최선주 씨의 지분이 13.8%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 사회 갑을 관계가 어디 한 두 군데일까. 허탈하다", "남양에 이어 묵혀뒀던 문제들이 줄줄이 터진다", "이래선 상생이 안된다. 더이상 쥐어짜선 안된다"며 해당업체를 꼬집는 글이 많았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