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7개월 드라마 쓴 중학교 야구부, 졸지에 해체 위기
교장 무책임한 횡포에 아이들 대회 출전도 못해
열악한 아마야구 인프라 속에서 힘겹게 결실을 맺었던 한 중학야구부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창단
7개월만에 지역대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던 경기도 이천 모가중학교는 최근 신임 교장의 횡포로 감독이 팀을 떠나고 학생들이 제대로 운동을 못하는 등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학생 86명의 농촌 시골중학교, 야구부 창단 7개월만에 우승
지난 1949년 이천시 모가면에 개교한 모가중학교. 농촌인구의 감소로 학생수가 점점 줄어들던 학교에 2012년 야구부가 창단, 7개월만에 성남시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면서 다시 지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86명에 불과했던 학생수는 100여명으로 늘어났고 이천시 유일의 중학교 야구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연습장 하나 없는 열악한 야구환경이었지만, 이천시와 야구연합회, KBO의 지원을 받으며 주변 유명 중학교 선수들과 기량을 견주며 아이들은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키워왔다.
교장의 독선과 횡포로 창단 2년만에 해체위기에 놓인 야구부
그러나 지난 해 3월 새 교장이 부임하면서 벌어진 내부 갈등으로 아이들은 꿈을 펼칠 기회를 박탈당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임 교장이 부임 이후 기존에 진행됐던 KBO의 학교 지원금 수령과 관련해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다가 급기야는 '야구부 해체'를 거론하며 정상적인 운영을 막아서고 나선 것. 모가중학교는 2013년 아마야구 중흥의 일환으로 진행된 KBO 지원 학교로 선정돼 3년간 1억5천만원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교장이 이미 준비된 구비 서류작업을 모두 백지화하면서 지원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교장은 또 이전 교장과 합의하에 학부모 개인 대출로 마련한 교내 합숙소를 비우라고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2013년 신입선수 모집 불가, 2014년 코칭스탭 재계약 불가 등을 내세우며 학부모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당장 신입선수 충원과 코칭스탭들과의 재계약이 급했던 학부모들은 교장의 요구를 수용해 올해 3월부터는 중학교 인근 빌라를 빌려 합숙을 이어가고 있다.
교장 협박 "부모가 민원 넣으면 학생 강제전출"
교장은 또 이런 일련의 일들로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자 야구부 창단 과정에서 경기 전역에서 전학을 온 학생들을 향해 '위장전입으로 모두 강제전출시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고, 학부모가 이에 항의하자 교장실로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결국, 양측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창단부터 현재까지 야구부를 책임져왔던 체육부장교사가 보직을 포기했고, 1년 넘게 학생들을 지도해왔던 감독도 교장이 운동시간과 연습장-학교 이동시간을 제한하는 등 훈련 자체를 어렵게 하자 학교를 떠났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렸다. 학부모들은 교장의 독선적인 야구부 운영과 관련, 경기도교육청에 중재와 감사를 요구하고 선수들은 감독의 복귀를 요구하며 지난 5월 26일부터 4~5일간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 앞에서 정상적인 야구부 운영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교장은 사태가 확산되자 병가를 내고 현재까지 출근을 미루며 학부모들과 경기도교육청의 대화 및 중재 요청을 회피하고 있다. 교장이 병가를 내는 사이 모가중학교 선수들은 최종 인가를 받지 못해 전국대회 도예선 출전이 좌절됐다.
"야구가 하고싶어요" 울부짖는 아이들, 대회 출전도 못하고 상급 학교 진학도 위기
어른의 독선에 피멍 드는 것은 결국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의 꿈을 지원했던 학부모들과 당장 대회 출전이 막히면서 상급 학교 진학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선수들이다. 경기 전역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안고 부모와 떨어져 전학왔던 선수들은 불과 2년전 창단 7개월만의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본 이후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정적 조치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한창 연습을 통해 경기력을 올려야 할 아이들은 현재 '진짜 야구를 못하게 되는건 아닌지, 진짜 야구부가 해체되는거냐며, 감독님이 돌아오시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느냐'며 몹시 불안해하며 혼란스러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 눈물의 호소 "아이들의 꿈을 짓밟지 말아달라"
학부모들은 호소문을 통해 "멋지고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들의 꿈이 짓밟혔는데,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햐 할 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들은 "가슴이 찟어진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길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야구부 학부모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죄스러울 따름"이라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절차와 규정만을 내세우는 비도덕적인 교장이 주인행세를 하는 안타까운 우리아이들의 학교를 바꿔달라. 짓밟힌 아이들의 꿈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학부모들은 야구부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형사고발, 대규모 서명운동, 도교육청 앞 규탄집회 등 법적 대응 및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학부모 호소문 전문
가중학교 야구부의 해체를 막아주세요!
짓밟힌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세요!
저는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선수가 되는 꿈을 키우며 중학야구부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아이의 엄마입니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싸움으로 인해 아이들의 꿈이 짓밟히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아이의 꿈만큼은 지켜주고 싶어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전교생이 100명이 채 되지않는 조그만 농촌학교인 모가중학교.
학교 운동장에는 천연잔디가 깔려있고 학교 교문을 나서자마자 작은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우리 모가중학교에 3년전에 야구부가 창단되었습니다.
저희 모가중학교 야구부는 맘껏 운동할 야구장도 없는 상태에서 2012년 3월에 창단하여 창단 7개월만의 우승으로 기적을 이뤄냈다고 언론에 보도될 만큼 주목받았던 적도 있는 야구부였습니다. 물론, 그 중심엔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뛰고 애쓰신 감독님이 계셨구요. 헌데 창단 3년차 되는 현재 저희 야구부는 규정과 절차만을 앞세우는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교장선생님과의 갈등으로 해체될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저희 아이가 신입부원이었던 작년 3월 새로이 부임해온 교장선생님께서 야구부학부모들을 모아놓고 야구부의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내용을 설명하시며 희망찬 청사진을 그려주셨을 때 , 그 땐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리라 꿈에도 생각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생활 할 수 있는 기숙사를 짓도록 힘써 주시겠다고 희망을 불어넣어주시던 교장선생님께서 어느날부터인가 학교 내에 있는 야구부원 합숙소를 학교 밖으로 옮겨야지만 2013년도 신입(전입)선수를 받아주도록 해주겠다고,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2014년도 재계약을 해주겠다며 야구부원 합숙소를 학교 외부로 옮기도록 강요하며 야구부 충원 승인까지 안해주셨기에 부모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올해 3월 1일에 학교에서 쫓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KBO지원사업 대상학교라 지원금을 받아 아이들의 열악한 운동환경을 빨리 개선할 수 있음에도 계속 미루시는 교장선생님으로 인해 지원금을 제때 받지못할 위기에 놓였을 때도 참고 기다렸습니다.
또한, KBO의 지원금으로 학교내 그물망과 조명시설 등 야구시설을 다 만들어놓고도 별도의 계량기를 설치하여 학부모들에게 야구부가 사용하는 전기세를 납부하라고 하여 힘없는 학부모들은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 어느학교 교장선생님이 전기시설마다 별도의 계량기를 설치하여 운동부가 사용하는 전기세를 납부하라고 강요할 수 있는지...
또한, 지난해 학교내 야구부원 합숙소에서 사용한 전기세와 관련하여 학부모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교장선생님의 직권으로 행정실을 통해 수익자부담 야구부운영비에서 야구부숙소의 전기요금 명목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월 100원씩 계산하여 8개월치 800만원을 인출한 황당한 상황에서도 나름 정산하여 일부를 다시 되돌려주셨기에 납득할 수 없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지도자로서 아이들 훈련과 진학에 전념하셔야 할 감독님에게 행정처리 절차만을 따지며 운동시간, 석식시간을 임의로 제한하는 등 일일이 관여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교장실로 불러들여 추궁하고 경고문을 주는 등 감독님이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없도록 했을 때도 감독님이 참고 견디시기에 저희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되겠습니다.
면담을 요청하는 학부모가 목소리가 조금 크다고 하여 경찰을 불러 신변요청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교장선생님! 수시로 야구부 아이들을 교장실이나 빈 교실로 불러 모아놓고 말 안들으면 전출(전학)시켜버려서 야구를 못하게 하겠다고 윽박지르시는 교장선생님!
본인의 언행은 생각안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부모의 아이는 무조건 전출(전학)시켜 버리겠다고 위협하시는 교장선생님 !
정식야구대회를 앞둔 아이들의 오후훈련 승인조차도 자신이 원하는걸 들어줘야 허락해주겠다며 모든 학부모들의 요청서 제출도 무시해버리는 교장선생님 !
법이나 규정보다는 상식과 도리를 지키며 살아온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반복하시는 저런 사람을 도저히 교육자라고 믿고 따를 수는 없습니다.
학군이 좋은 명문학교를 보내기 위한 것도 아니고,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도 아니고, 단지 야구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꿈을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찾고 찾아 절차를 밟아 이 학교에 입학해 1년 넘게 지내온 지금, 학교내 합숙소를 학교밖으로 이전하면 전국적인 신입부원 입학이 가능하도록 애써주시겠다던 교장선생님께서 이제 와서 위장전입 운운하시며 아이들에게 “초본을 가져와라, 이 지역에 살고 있지 않으면 모두 강제전학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십니다.
아이들의 꿈을 격려하시고 응원해주셔야 할 교장선생님께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야구의 야자도 듣기싫다, 야구성적도 안나오는 이학교에 왜왔냐고, 너희들이 엉망이니 야구실력도 엉망이라며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조롱하며 핀잔을 하시며 사사껀껀 트집을 잡으십니다. 그것도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은 범죄다. 언어폭력도 학교폭력이다.”라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장선생님께서 이러실 수 있는건가요?
본인 재임기간동안 감독님 외 코치진 두 분의 재계약을 약속해주셨던 교장선생님께서 지금은 어떻게든 감독이 지쳐서 두손두발 들고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고 야구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추궁하고 책임을 물으시며 괴롭혔고, 1년 넘게 아이들을 위해 참고 지도에만 전념하시던 감독님께서 결국 스스로 물러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 아이들은 진짜 야구를 못하게 되는건 아닌지, 진짜 야구부가 해체되는거냐며, 감독님 돌아오실 수 있게 우리들이 시위라도 해야하는거 아니냐며 몹시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도 전 “어른들을 믿어라. 우리가 해결해 줄테니 너희들은 조금만 참고 기다려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멋지고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들의 꿈이 짓밟혔는데,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햐 할 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찟이집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길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야구부 학부모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야구를 하며 행복을 찾는 “아이들 중심”이 아닌 독선적이고 교장 중심의 학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절차와 규정만을 내세우는 비도덕적인 교장이 주인행세를 하는 안타까운 우리아이들의 학교를 바꿔주세요! 짓밟힌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세요!
더 이상 아이들의 꿈이 짓밟히지 않도록,
짓밟힌 아이들의 꿈이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더 이상 아이들의 가슴이 교장선생님의 비수같은 말들로 멍들거나 찟어지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전 무엇을 해야하는 걸까요..
제발...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