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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청년 창업가 '커피 아날로그' 백종명 대표, "가장 좋아하는 곳에 길이 있다"

기사입력| 2013-04-25 17:31:16
'커피 아날로그'의 백종명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커피는 전 세계에서 저희 집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 '커피 아날로그'의 백종명 대표(30).

요즘엔 성공한 청년창업가로 통하지만, 한때 '이태백' 세대로서 언제 백수가 될 지 모르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서울 삼육대학교를 졸업하고 백 대표는 서울 서대문 레지던트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후 보험영업, 영어교육 강사 등을 전전했지만, 그 어떤 일도 적성에 맞지 않았고 뚜렷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암담한 현실에 직면한 백 대표는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수 개월간 방황했다. 그리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일에 인생을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백 대표가 '커피 아날로그'의 문을 연 것은 2011년 10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돈에 부모님의 도움도 받고 대출까지 받아서 1억원을 마련했다.

"젊으니까 한번 쯤 실패해도 된다고요? 제 모든 것을 걸었기에 단 한번의 실패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배수진을 친 백대표는 6개월여에 걸쳐 사전 준비를 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커피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제일 먼저 마니아들 사이에서 커피 장인으로 통하는 '커피마루' 현남철 대표로부터 관련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 후 재고·고객 관리, 운영 방법 등 현장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에서 6개월간 근무했다.

지금의 매장 위치도 철저히 발품을 팔아서 찾아냈다. 원래는 식자재 창고였던 곳이기에 보증금 등을 최대한 낮출 수 있었다.

'커피 아날로그'는 드립커피 위주로 메뉴를 구성해 커피 마니아들을 집중 공략했다. 1.5리터를 뽑는데 10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 커피 전문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더치 커피도 판매하고 있다. 또 로스팅 전문 업체에서 원두를 공급받는 타 커피 전문점과는 달리 모든 원두를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해 사용하고 있다.

요즘 월 매출은 1000만원을 넘는다. 순이익은 월 500만원대. 그러나 여기까지 오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매장 오픈 첫날 매출은 약 5만원. 4000원에서 6500원 커피를 고작 열 잔 판 것이다.

그러나 백 대표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했고, 매장에 1년 365일 매달렸다. '커피 아날로그'의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 드립 커피 특성상 저녁에 찾는 이들이 많기에, 밤 12시에 문을 닫는다.

설과 추석을 제외하곤 쉬는 날이 없다. 한 살 아래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는 매장 문을 닫은 뒤 심야영화를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일요일 낮 12시 가게 문을 열기 전에 야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전부다.

이렇게 쉴새 없이 뛴 덕분일까.

'커피 아날로그'는 하루가 다르게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지역 고객들도 자주 방문한다"는 백 대표는 없는 시간을 쪼개 한양사이버대학에서 외식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서적을 꾸준히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커피 애호가들을 위해 커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커피문화 발전을 위해 고급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각 매장에 공급하는 원두 로스팅 전문 업체도 구상하고 있다"는 백 대표는 "드립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기 위해선 매일 아침 원두를 로스팅해야 하기 때문에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 전부를 걸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올인하라"고 성공한 청년 창업가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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